늘봄학교 위탁 운영 논란: 공교육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과제
2024년 전면 시행된 '늘봄학교'가 1년여 운영 끝에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일부 학교에서 2025년부터 늘봄학교 운영을 외부 업체에 위탁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교육계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는 위탁 운영의 잠재적 문제점과 공교육 가치 수호의 중요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 위탁 운영의 심각한 폐해: 과거의 교훈
방과후학교 위탁 운영 사례는 늘봄학교 위탁 운영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육정책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위탁 운영된 방과후학교의 경우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1. 프로그램 질 저하: 영리를 추구하는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저임금 강사를 고용하거나 교육 자료의 질을 낮추는 경향이 있었다.
2. 비용 증가: 초기에는 저렴한 비용을 내세웠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성 확보를 위해 학부모 부담금이 크게 증가했다.
3. 교육 불평등 심화: 수익성이 낮은 지역이나 계층에 대한 서비스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4. 학교 현장과의 괴리: 외부 업체 운영으로 인해 정규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이 떨어지고, 학교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졌다.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박진영 교수는 "늘봄학교 위탁 운영은 방과후학교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특히 교육의 공공성과 평등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 학부모와 교육계의 강력한 반대
전국학부모단체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가 늘봄학교의 위탁 운영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 마포구의 학부모 이모(41) 씨는 "아이들의 교육과 돌봄을 영리 목적의 업체에 맡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계에서도 위탁 운영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늘봄학교는 공교육의 새로운 영역으로, 절대 영리 추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탁 운영은 교육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공교육 가치 수호를 위한 대안
교육 전문가들은 늘봄학교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 공적 운영 체계 강화: 교육청과 학교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되,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보한다.
2. 늘봄전담사 처우 개선: 고용 안정성 보장과 함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여 교육의 질을 높인다.
3. 학교-지역사회 연계 강화: 지역의 문화, 예술, 체육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질을 높인다.
4. 재정 지원 확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을 늘려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프로그램의 질을 개선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김모 연구위원은 "늘봄학교는 단순한 돌봄이 아닌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적 책임 하에 운영되어야 하며, 위탁 운영은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결론: 공교육의 가치, 지켜내야 할 때
늘봄학교 위탁 운영 논란은 단순히 운영 방식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교육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교육의 공공성과 평등성, 그리고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위탁 운영이라는 손쉬운 선택이 아닌, 공교육 체계 내에서의 혁신과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늘봄학교의 위탁 운영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공교육의 틀 안에서 운영의 효율성과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늘봄학교가 모든 아이들에게 균등한 기회와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진정한 공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