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
서두르기보다 철저한 준비로 시행착오 줄여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며 연구용역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아울러 어린이집과 형평성을 유지하려면 어린이집 급·간식비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종합대책을 마련해 줄 것도 촉구하였다.
기회평등학부모연대는 어린이집과 형평성 있게 유치원 무상급식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서울시의 문제인식에 동의하며 따라서 소관부처가 각기 다른 정부의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그러나 무상급식 추진은 단순히 급식비 부담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어린이들의 급식의 질 즉 영양과 위생, 안전에 대한 책임이 따르는 문제이다. 따라서 시행을 서두르기 위해 조급해 하기보다는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연구함으로써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초·중·고교 학교급식의 경우 식당과 조리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그리고 식단 작성, 식재료 구매, 조리 및 배식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영양사와 조리사가 배치되어 급식의 품질, 위생, 안전성이 확보되도록 제도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이다.
하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가면 상황이 매우 다르다. 열악한 시설은 물론 위생과 안전을 책임질 영양사 배치 등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이며, 따라서 무상급식 시행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또한 학교에 비해 규모가 작아 급식 효율성도 현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급식에 안전하고 우수한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서울시가 자체 예산으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운영함으로써 관내 1천 여 개 학교가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당장 유치원 무상급식이 시행된다면 유치원도 위 센터를 이용토록 할 것인지 논의되어야 하고 그러자면 시설 확장 및 안전성 검사를 위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유치원 무상급식은 급식비 예산만 확보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영양적인 면, 위생적인 면, 식재료 안정성 측면 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시설 및 제도가 대폭 보완되어야 하고,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조급해하지 말고 서울시교육청, 급식전문가, 학부모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철저히 조사·연구하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바란다.
기회평등학부모연대